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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흥 칼럼] 복제권과 사적복제보상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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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흥 박사
기사입력 2023/12/02 [20:41]

▲ 출처=freepik  © 특허뉴스

 

저작권(copyright, author’s rights)은 여러 권리로 구성되어 있다. 크게는 저작인격권(author’s moral rights)과 저작재산권(author’s economic rights)으로 구분되는 것이 저작권이다. 여기에서 저작재산권은 저작물 이용형태에 상응한 지분권으로 구성되어 있는바, 이를 “권리의 다발”(bundle of rights)이라고 한다. 이 권리 가운데 가장 연원이 깊고, 근간적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복제권(right of reproduction)이다.

 

처음에 저작권은 복제권으로 시작되었다고 하더라도 과언이 아니다. “인쇄술의 아들이 저작권이다”라는 말이 있듯이 저작권은 인쇄술에 필요한 이용형태인 복제로부터 기인되었기 때문이다. 1477년 요하네스 구텐베르크(Johannes Gutenberg)의 활판 인쇄술 발명은 가히 “혁명”이라 할 만큼 사회적 영향력이 대단하였다. 당시 처음 등장된 저작물의 대량적 이용형태로서의 인쇄는 복제권이 아니면 이를 제어할 수 없었다.

 

복제권은 이렇듯 저작권의 탄생에 결정적 역할을 하였으며, 이후에도 그 중요성은 줄어들지 않았다. 지식과 정보의 대량 생산과 확산을 촉진하여 교육, 문화, 사회, 경제 등 다양한 분야에 큰 영향을 미치는 인쇄술로 말미암아 여전히 복제권이 중시되어 왔던 것이다. 물론, 아직도 인쇄술이 이 역할에서 도태된 것은 아니며, 복제권 역시 그 비중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쇠퇴하였다고 볼 수 없다.

 

0과 1로 구성된 디지털이 고도의 네트워크와 합치되어 펼쳐지는 초연결사회에서 전송(transmission)이라는 이용형태가 등장되었음에도 복제권은 여전히 위세를 떨친다. 인쇄술 발명에 버금가는 이용형태라고 일컬어지는 전송의 경우에도 그 바탕에는 물리적으로 복제가 중요하게 자리한다. 인공지능(AI), 사물 인터넷(IoT), 클라우드 컴퓨팅, 빅데이터, 모바일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이 사회ㆍ경제 전반에 걸쳐 융복합되면서 혁신적인 변화가 일어나는 환경에서도 복제권의 효용성은 계속될 것이다.

 

이렇듯 인쇄술의 발명에서부터 시작된 복제권의 결정적 역할은 지식정보혁명의 총아로서 주목받고 있는 4차산업에서도 여전히 중시되고 있다. 여기에서 당초 저작권 제도가 예상하지 못했던 거의 기반적이라 할 문제가 발생되었는바, 이는 “복제권의 공동화” 문제다. 복제권의 공동화란 저작권법이 당초 허용하였던 사적 복제 내지 가정내 복제가 만연하게 됨에 따라 나타났다. 

 

처음 저작권법이 만들어질 때 사적 영역에서의 복제에는 복제권이 미치지 않도록 이를 제한하였다. 당시 복제수단도 개발ㆍ보급되지 않았을뿐더러 개인의 영역에 법률이 침투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 등이 그 입법 정책적 이유였다. 그러나 복제기기의 발달과 이의 대량적 보급은 사적 복제를 확산시켜 복제권의 의미를 퇴색하게 하였다. 그로써 저작자의 창작의욕은 저하되고, 저작권법의 궁극적 목적인 문화발달에도 저해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었다. 

 

이 배경하에 탄생된 것이 사적복제보상금제도(the private copying levy)다. 사적복제보상금제도란 당초 복사기, 녹음ㆍ녹화기 등 복제기기 또는 녹음ㆍ녹화 테이프 등 기록매체에 대해 일정한 금액을 부과하여 징수하고, 이를 저작자에게 분배하는 제도로 발현되었다. 이후 디지털 기기를 포함하는 형태로 진화하고 있는바, 이는 기본적으로 사적 복제로 말미암아 경제적 피해를 입는 것으로부터 저작자를 보호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이 사적복제보상금제도이기 때문이다. 

 

1965년 독일에서 처음 도입된 사적복제보상금제도는 이제 미국, 일본 등 상당수 국가가 채택하고 있다. 오늘날 디지털 네트워크 기술의 진전과 확산은 사적 복제를 더욱 증대시켜 저작자의 경제적 이익을 심대하게 해치게 되었다. 현 시점에서 우리나라에서도 사적 복제 확산에 따른 복제권 공동화를 치유하고, 저작자의 권익을 증대시킴으로써 양질의 콘텐츠 확대 재창출을 하기 위한 인프라로서 사적복제보상금제도의 도입 필요성은 더욱 증대되고 있다. 

 

*[칼럼]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음

 

▲ 이호흥 (사)한국저작권법학회 명예회장  © 특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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